공식 공개

2019년 제2회 지방직공무원 시험(7급) 국어(한문포함)(지방7급) · B책형 · 17/20

국어(한문포함)(지방7급)

다음 글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이처럼 동리자가 수절을 잘하는 부인이라 했는데 실은 슬하의 다섯 아들이 저마다 성(姓)을 달리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밤, 다섯 놈의 아들들이 서로 이르기를, “강 건넛마을에서 닭이 울고 강 저편 하늘에 샛별이 반짝이는데 방 안에서 흘러나오는 말소리는 어찌도 그리 북곽 선생의 목청을 닮았을까.” 하고, 다섯 놈이 차례로 문틈을 들여다보았다. 동리자가 북곽 선생에게, “오랫동안 선생님의 덕을 사모했사온데 오늘 밤은 선생님 글 읽는 소리를 듣고자 하옵니다.” 라고 간청하매, 북곽 선생은 옷깃을 바로잡고 점잖게 앉아서 시(詩)를 읊는 것이 아닌가. “‘원앙새는 병풍에 그려 있고 / 반딧불이 흐르는데 잠 못 이루어 / 저기 저 가마솥 세발솥은 / 무엇을 본떠서 만들었나.’ 흥야(興也)라.” 다섯 놈들이 서로 소곤대기를 “북곽 선생과 같은 점잖은 어른이 과부의 방에 들어올 리가 있겠나. 우리 고을의 성문이 무너진 데에 여우가 사는 굴이 있다더라. 여우란 놈은 천 년을 묵으면 사람 모양으로 둔갑할 수가 있다더라. 저건 틀림없이 그 여우란 놈이 북곽 선생으로 둔갑한 것이다.” 하고 함께 의논했다. “들으니 여우의 갓을 얻으면 큰 부자가 될 수 있고, 여우의 신을 신으면 대낮에 그림자를 감출 수 있고, 여우의 꼬리를 얻으면 애교를 잘 부려서 남에게 이쁘게 보일 수 있다더라. 우리 저 여우를 때려잡아서 나누어 갖도록 하자.” 다섯 놈들이 방을 둘러싸고 우루루 쳐들어갔다. 북곽 선생은 크게 당황하여 도망쳤다.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볼까 겁이 나서 모가지를 두 다리 사이로 들이박고 귀신처럼 춤추고 낄낄거리며 문을 나가서 내닫다가 그만 들판의 구덩이 속에 빠져 버렸다. 그 구덩이에는 똥이 가득 차 있었다. 간신히 기어올라 머리를 들고 바라보니 뜻밖에 범이 길목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범은 북곽 선생을 보고 오만상을 찌푸리고 구역질을 하며 코를 싸쥐고 외면을 했다. “어허, 유자(儒者)여! 더럽다.” 북곽 선생은 머리를 조아리고 범 앞으로 기어가서 세 번 절하고 꿇어 앉아 우러러 아뢴다. “범님의 덕은 지극하시지요. 대인(大人)은 그 변화를 본받고, 제왕(帝王)은 그 걸음을 배우며, 자식 된 자는 그 효성을 본받고, 장수는 그 위엄을 취하며, 거룩하신 이름은 신령스런 용(龍)의 짝이 되는지라, 풍운의 조화를 부리시매 하토 (下土)의 천신(賤臣)은 감히 아랫바람에 서옵나이다.” 범은 북곽 선생을 여지없이 꾸짖었다. “내 앞에 가까이 오지 말아라. 내 듣건대 유(儒)는 유(諛)라 하더니 과연 그렇구나. 네가 평소에 천하의 악명을 죄다 나에게 덮어씌우더니, 이제 사정이 급해지자 면전에서 아첨을 떠니 누가 곧이듣겠느냐?” -박지원, 호질 에서-

공식 문제지와 최종정답을 문항별로 대조한 기출문제입니다.